8월 손 없는 날

혼례, 이사, 개업 등 택일의 기준으로 삼는 우리나라 전통 민속신앙의 하나입니다. 특히 현재도 이사의 경우 ‘손 없는 날’을 따지는 경우가 많은데, ‘손 없는 날’에는 이사비용이 실제로 10만원~20만원 더 비싸게 책정되고 있습니다.

‘손(損)’은 날수에 따라 동서남북 4방위로 다니면서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고 사람에게 해코지한다는 악귀 또는 악신을 뜻합니다. 즉, 예부터 ‘손 없는 날’이란 악귀가 없는 날이란 뜻으로, 귀신이나 악귀가 돌아다니지 않아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길한 날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날에 집안의 중요 행사인 이사 또는 혼례, 개업하는 날로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 없는 날’은 어느 방향에도 악귀가 활동하지 않는 음력으로 끝수가 9와 0일인 날, 즉 9일과 10일, 19일과 20일, 29일과 30일이 해당됩니다.

반대로 ‘손 있는 날’은 악귀들이 그 날짜와 방향을 바꿔 옮겨 다니며 인간사에 손해를 입히거나 훼방을 놓는다고 믿어, 이 날에 주요 행사를 치르거나 이동을 꺼리곤 합니다.

손 있는 날 (음력 기준)

▷초하루/초이틀, 즉 끝수가 1·2일인 날에는 동쪽

▷초사흘/초나흘, 즉 끝수가 3·4일인 날에는 남쪽

▷초닷새/초엿새, 즉 끝수가 5·6일인 날에는 서쪽

▷초이레/초여드레, 즉 끝수가 7·8일인 날에는 북쪽

미신을 정말 혐오하지 않는 이상 일반 사람들은 해당일자를 귀신이나 악귀가 활동하는 날로 여겨, 이날을 피하여 택일을 정하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8월과 9월 손 없는 날

8월은 8일, 9일, 18일, 27일, 28일입니다.

9월은 6일, 7일, 16일, 25일, 26일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기죠?

왜 8월과 9월은 ‘손 없는 날’이 5일뿐이지?

그 이유는 하단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음력 29일과 30일

음력 1월, 3월, 5월, 8월, 10월, 12월은 30일까지 있고 2월, 4월, 6월, 7월, 9월, 11월은 왜 29일까지밖에 없을까?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위치해서 지구에서 달이 완전히 안 보이는 순간이 속한 날짜를 음력 1일이라고 합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주기가 대략 29.5306일 정도인데, 달력에서는 몇 시간도 무조건 날짜 단위로 끊어야 되기 때문에 29.53일이 날짜상 29일이 될 수 있고 올림 되어 30일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29일과 30일이 거의 번갈아가면서 나오는데 29일이 연속되거나 30일이 연속되는 경우도 흔히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력 29일이 연달아 나오면 ‘손 없는 날’이 5일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올해의 8월과 9월의 경우가 그렇습니다.